Learn as if you will live forever, live like you will die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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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花(화)
(기획의도)
때로는 사랑이 몰이해를 낳는다. 몰이해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은 상실을 가져온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상처받지만, 또한 사랑 때문에 상처를 딛고 나아간다.
상처받고 아파도 우리는 다시 피어나야 함을 말하고 싶었다. 진 가지에 이윽고 다시 꽃이 피어나듯.

서로를 위하는 일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것.

감독 : 나아리
주연 : 이영란, 한지원

(주요등장 인물)

공선숙 (여, 60년대생 –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한국무용가, 화진 母)

사랑하는 내 딸은 나만큼, 아니, 나보다도 더 춤을 사랑해.

남편과 사별한 후 한국무용을 하며 딸 화진과 아들 진호, 두 자식을 키워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무용에 재능이 넘쳤다는 것. 포기하지 않고 한평생을 바쳐 한국무용을 하며 두 자식을 키워내는 삶. 실로 고된 삶이었다. 이리저리 휜 노송(老松) 같은 사람, 고집스러움과 단아함이 있는 사람. 하지만 그 때문일까, 넘치는 재능에도 불구하고 명인이 되지 못했다. 딸 화진에게 자신을 투영하며, 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뒤를 이어 화진이 꼭 한국무용 명인이 되어 주기를 바랄 뿐.

그러던 중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식들에게 상처가 될까 이를 감춘다. 그리고 자신이 죽기 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주고자 화진을 더 혹독하게 대하지만 이를 모르는 화진은 그저 춤이 더 싫어지기만 할 뿐. 선숙은 왜 하필 이 시기에 딸이 방황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화진과 정면으로 충돌. 자신의 사랑이 딸에게 다른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화진과의 관계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화진은 여행을 떠나고, 선숙은 화진에게 한 편의 시를 남긴 채로 세상을 떠난다.

박화진 (여, 30대 중반, 한국무용가, 선숙의 딸이자 소영의 엄마)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어. 엄마는 몰랐겠지. 나보다 춤을 더 사랑했으니까.

아빠 기억은 흐릿하다. 진호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나셨으니까. 엄마는 매일같이 춤을 췄고, 춤을 추지 않을 때는 어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셨다. 갓난쟁이 동생에게는 얼굴을 비추셨지만, 내게는 항상 “우리 착한 딸,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뿐이었다.

엄마가 추는 춤을 뒤에서 따라했을 때, 엄마가 나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 나에게 춤을 가르쳐 주셨다. 엄마와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와 오래오래 함께 있고 싶었고, 엄마와 오래 있을 수 있게 해 준 춤이 좋아졌다. 혼자 있을 때도 엄마한테 칭찬받을 생각을 하며 춤 연습을 하면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춤추지 않는 나라도, 엄마는 사랑해 주셨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웃는 얼굴보다 무서운 얼굴과 회초리를 보는 날이 점점 많아졌고, 여전히 엄마는 만족을 못 하신다. 엄마는 나보다 춤을 사랑한다는 생각이 점점 많이 든다. 혼돈과 부담감에 덜컥 결혼으로 도피했고 소영이를 가졌지만, 이제 사랑하는 내 딸 소영이는 나 혼자 먹여살려야 하는데, 할 줄 아는 건 춤 뿐이다.

춤은, 사랑하는 엄마와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춤은 사랑하는 내 딸을 먹여살릴 수단이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 내가 춤을 사랑한다면서 내게 명인을 강요하신다. 명인, 되면 좋지. 하지만 나는 춤이 좋아서 춤을 시작한 게 아니라, 엄마가 좋아서 춤을 시작했어요. 엄마는 왜 나를 제대로 봐 주지 않나요.

어린 박화진 (여, 10대 중반, 선숙의 딸)

엄마, 만약에, 내가 춤을 안 추겠다고 해도, 그래도 나를 사랑해?

엄마를 따라 춤을 추면, 엄마가 웃었다. 엄마에게 춤을 배우면서, 엄마와 오래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부터 춤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엄마와 오래오래 함께 있고 싶어서 춤을 췄다. 추다 보니 춤이 좋아졌다. 혼자 있을 때도 엄마한테 칭찬받을 생각을 하며 춤 연습을 하면 재미있었다.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춤을 안 추겠다고 하면, 엄마는 어떤 얼굴을 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엄마가 우리를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걸 안다. 그러니까 엄마한테 짐이 되고 싶지 않다. 좋은 아이이고 싶다. 착한 맏딸이고 싶다. 그런데 내가 너무 힘들다. 웃는 얼굴보다 무서운 얼굴과 회초리를 보는 날이 점점 많아졌고, 여전히 엄마는 만족을 못 하신다. 점점 엄마는 나보다 춤을 더 사랑한다는 생각이 든다.

박화진 (20대.)
엄마 뜻대로 대학교에 진학하여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엄마는 이제 엄마가 아니라 선생님으로만 느껴진다. 교수님도 이렇게까지는 안 하시는데. 하지만 엄마에게 반항할 수는 없다. 처음으로 반항을 해본 건 엄마가 반대하는 결혼을 덜컥해버린 것. 집을 나와 사랑하는 딸 소영이를 가졌지만,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남편과 이혼했고, 이제 사랑하는 내 딸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할 줄 아는 건 춤뿐이다.

내가 춤을 시작한 건,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춤을 시작한 건 사랑하는 내 딸 때문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 나와 엄마를 동일시하는 것 같다. 엄마, 나는 춤을 사랑하지 않아요. 나는 춤이 좋아서 춤을 시작한 게 아니라, 엄마가 좋아서 춤을 시작했는데. 엄마는 언제쯤 내 마음을 알아주실까.

박화진 (30대.)
대학교 졸업장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엄마 아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대학원을 다니며, 사랑하는 딸을 먹여 살릴 만큼은 벌고 있다. 딸 얼굴을 볼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지만,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우리 딸은 착하니까 이해해 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엄마가 이상하다. 원래도 엄하셨지만 요사이 부쩍 더 엄하고 부쩍 더 신경질적이다. 평소답지 않게 조급해하고, 왜 저러시는 걸까. 나는 이미 충분히 한계점인데.

박진호 (남, 20대 중후반, 태권도 선수, 선숙의 아들)

어차피 지나간 일인데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지. 이렇게 해서 누나가 얻는 게 뭔데?

태권도 선수. 본인의 적성을 잘 찾아서 하고 싶은 일을 잘 선택한 무난한 인생. 엄마는 춤추고 돈 벌고 바빴다. 나이 터울이 좀 나는 누나 손 잡고 쫄레쫄레 돌아다녔던 기억이 유년 시절에 가득.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엄마는 항상 하게 해 주셨고, 딱히 돈에 구애받지 않고 가지고 싶은 것 다 얻으면서 잘 자랐다. 누나가 고생한 건 알고 있고 지금도 누나가 원해서 춤을 추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서 그게 뭐. 이미 지난 일이고 결국 그거로 돈 벌고 살고 있잖아. 춤을 좋아하기는 하잖아. 그거면 된 거 아냐? 굳이 이제 와서 지난 일 들추며 가족 시끄럽게 해서 누나가 얻는 게 뭔데? 싶다. 대회를 앞두고 있어서 이전보다는 얼굴을 덜 비추지만, 조카 소영을 살뜰히 챙긴다.

정소영 (여, 9-11살, 화진의 딸)

소영이는, 엄마랑, 할머니랑, 삼촌이랑, 오래 오래 같이 행복하면 좋겠어!

엄마랑 할머니는 매일 춤 연습만 해. 삼촌은 대회 준비 하느라 잘 안 와. 엄마는 맨날 재미없는 공부만 시키고. 엄마는 내가 할머니한테 춤 배우는 게 싫은가 봐. 그러면 엄마가 나 춤 가르쳐 주면 좋겠다. 엄마랑 온종일 같이 있게. 나는 엄마랑 하루 종일 같이 있어서 좋고, 엄마는 할머니한테 안 혼나도 되고. 학교에서 사자성어 배웠는데, 이런 걸 일타이피라고 했어! (일석이조야.) 난 엄마 얼굴 찌푸려지는 거 싫어. 엄마 웃는 거 정말 예쁜데, 매일 웃었으면 좋겠는데, 엄마 울면 나 싫어. 할머니 너무 좋아하는데, 할머니가 엄마 혼낼 때는 할머니 미워.

공선숙 : 엄격함. 소나무. 딸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함.
박화진 : (10대) 애어른. (20대) 처음으로 반항한 것이 결혼. (30대) 짓눌림.
박진호 : 좋은 게 좋은 거다. 굳이 뭔가를 고치고 싶어하지 않음.
정소영 : 해맑음.

엄마가 모르는 건 알지만 속상해. 라는 마음이 강하다고 생각해. 모르는 거 아는데 왜 알려고도 하지 않아? 그래서 내가 이리 표현을 하는건데 왜 어린애처럼 구니. 왜 이제와서 이래. 라고 하면 더 상처받는다. 라고 생각할 것 같다는 뭐 그런 거

할머니도 큰 딸인 적 있었을테고 큰 딸은 이미 큰 딸이고 손녀도 어쩌면 큰 딸이 될까 걱정되고…
그래서 그 대물림은 큰 딸이 끊어내는 거지. 손녀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게 각성계기일 거고.

결국 할머니(우리나라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에 태어난 여성 어른들)들이 딸자식한테 설움을 대물림하는 이유는… ‘보고 배운 게 그래서’ 와 ‘몰라서 그랬다’ 이 두 가지거든… 내가 못한 거 내 자식이 대신 이뤄줬으면 하는 동일시도 있겠고.

엄마를 사랑해서 그걸 받아주고, 아닌 게 아니라는 말을 못한 거 안한 거… 그거도 다 사랑이잖아.

구분

정보
영화코드 20224636
영화명(국문)
영화명(영문) flow
제작연도 2021
개봉일
영화유형 단편
제작상태 기타
제작국가
(전체)
한국
영화장르
(전체)
기타
영화감독 나아리
배우 허철환
리소스제공 영화진흥위원회(ko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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