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엄마)은 수정과 함께 소도시인 작은 마을로 이사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정미용실” 이라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고 수정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문득 문득 떠오르는 수정의 아빠인 왕수의 생각에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의지를 다시 잡곤 하지만, 아빠를 그리워하는 수정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프고 아리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수정을 들쳐 업고 병원으로 가게 된 지연…의사에게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암 병동 1004호에 입원하게 되는 수정.
수정의 아빠, 왕수는 자기를 비리 경찰이라는 함정에 빠트린 김달중을 찾아 헤맨다.
지연은 수정이가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알리지만 동환은 자기를 속여 넘기려는 속셈으로 여기고 돌아서게 되고, 또다시 지연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만다.
오랜만에 1004호 병동이 한가롭다.
모든 것이 되돌아 온 듯 수정이의 마음속이 따사롭다.
엄마 아빠의 모습을 다시 다정히 바라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영원히 머물러 있기를 바래본다.
하지만, 수정이의 모습은 점점 여위어 가고…
수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온정을 나누어 주고….천사의 마지막…편..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 나, 수정이…
엄마, 아빠 나 이 편지 대 따 힘들게 쓰는 거야.
엄마, 아빠가 보면 안 되니까…
또 코피 난다고 혼나잖아.
근데 쓰는 거야.
나 많이 아프니까…
조금만 더 있으면 정민 언니처럼 많이 더 아파서 엄마 아빠 못 알아 볼 꺼 같아 무서워서.
그래서 빨리 병 낫게 해달라고 천사언니한테 많이 기도 했는데, 그래도 아파.
콩 안 먹고 시금치 안 먹었다고 혼내지마 엄마.나도 엄마랑 아빠랑 헤어지는 거 대 따 싫거든. 그리고 아빠! 난 딴 애들보다 대 따 빠른데 부러운 게 있어.
뭐 냐면 그건…나보다 늦게 달려 온 애들이 교문에서 차 타고 먼저 가는 거야.
난 그게 화났어. 그리고 대 따 부러웠어. 그래서 이건 비밀인데 속으로 빌었다.
가다가 고장 나라고. 히히…근데 지금은 조금 미안해.
엄마! 옛날에 그거 기억나? 아빠는 야구 좋아하고, 엄마는 꽃 좋아하잖아.
그래서 엄마가 내 이름 수정이라고 했는데, 아빠는 싫다고 야구선수 이름하라고…
그래서 엄마가 막 꼬집고 때리고, 아빠는 막 도망갔잖아.
엄마!
아빠 미워하지마. 아빠는 엄마도 많이 사랑하고, 수정이도 많이 사랑해. 난 알 수 있어.
난 아빠가 술 먹는 거 빼고 대 따 좋으니까.
엄마, 아빠!
나 소원이 하나 있는데…
정말 이건 천사언니가 들어 주었으면 좋겠어.
어,엄마, 아빠가 이 편지 안 봤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이 편지 엄마가, 아빠가 … 보면 수정이는 정민 언니처럼 … 나 이 세상에 없는 거잖아.
엄마 아빠가 없으면 나, 나 무서운데… 나, 정말 엄마 아빠하고 헤어지기 싫은데, 정말 싫은데…
엄마, 나 콩 잘 먹을게.
시,시금치도 잘 먹고 아프지 않을게. 말도 잘 듣고 속상하지 않게 할게, 그, 그러니까 나 혼자 보내지마.
엄마… 나 무서워… 아, 아빠… 엄마, 아빠 미안해.
많이 참으려고 했는데 마음이… 마음이 이상해서 마음대로 안돼.
엄마, 아빠 나랑 약속해줘.
이다음에도 엄마 아빠가 수정이 엄마 아빠 해준다고 약속해줘.난 이다음에도 엄마 아빠 딸이 될 거야.
그러니까 꼭 약속해줘.그러면 안 울고 씩씩해질게.정말이야.천사언니랑 약속했어.
엄마, 아빠…
이제 조금만 무서워졌어. 그래서 이제 씩씩하게 말할게. 엄마 아빠 울지 말고, 수정이 없어도 싸우면 안돼.
내, 내가 하늘나라에서 볼 거니까. 그런데 엄마 아빠 자꾸만 눈물이 나와. 참으려고 하는데 마음이 막 울려.
그, 그렇지만 참을래. 난 엄마 아빠를 대 따 많이 사랑하니까.
사랑해요. 엄마, 아빠…
안녕… 수정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