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로드(Paradise Road)

이런 비참한 상황 속에서 국적이 다른 여자 포로들은 서로간에 원초적 본능에 집착하게 되고, 이들 포로 사이에는 질시와 반목이 점점 커져만 간다. 영국인 차 농장주의 아내인 아드리앤(Adrienne Pargiter: 그랜 클로즈 분)은 노처녀 선교사인 드루몬드(Margaret Drummond: 폴린 콜린스 분)와 함께 대화를 나누던 중, 둘 다 음악교육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포로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음성 관현악단을 결성키로 마음먹는데.

[스포일러] 일부 포로들의 빈정거림과 일본군의 박해 속에서도 이들은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한다.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수용소에서 첫 발표회를 갖던 날, 이들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은 반목하던 다른 포로들 뿐 아니라 상막하고 메마른 일본군의 마음까지도 감동시킨다. 어느덧 2년여의 세월이 그렇게 흘러가고, 2차 대전의 전세는 서서히 연합군쪽으로 역전된다. 맥아더의 역습으로 일본군은 퇴각을 거듭하고 그에 따라 포로들도 이리저리 수용소를 옮겨 다니게 된다. 전보다 더 열악해진 환경, 그리고 공포와 절망감에 빠진 포로들. 마침내 1945년 8월 24일 일본의 패망이 스마트라에 전달되어 수용소 문을 연 일본군은 조용히 떠난다.

{연합군이 도작한 것은 그로부터 2주인 후였다. 부녀자들와 아이들은 싱가폴과 자카르타로 이송되어 검진 및 치료를 받은 후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포로 합창단(The Vocal Orchestra)은 1943년에서 1944년까지 30차례의 공연을 가졌다. 단원의 절반 이상이 사망하고 남은 단원들도 너무 쇠약하여 공연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합창단은 해체되었다. 이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당시 쓰였던 오리지날 악보로 만들어졌다. 수용소의 생존자들은 그후 평생토록 우정을 유지했고, 그중엔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추억과 회상이 이 영화의 토대가 되었다.}